2050년 10월. 비록 처음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결말을 맞게 되었지만, 미스터리 카니발 판타즘 에니그마에 참여했던 경험은 그의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있어 굉장히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어쩌면 그의 20대 인생 그 자체였던 프로게이머를 그만두게 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인 사고보다도 더 큰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정확히 말하자면, ‘판타즘 에니그마’보다는 ‘판타즘 에니그마의 참가자’라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리겠지만. 어쨌든 그 일이 아니었다면,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삶을 살고 있었겠지.
어떤 방향으로 향하는 삶일지라도 후회하는 마음은 들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은 스스로 그렇게 하기로 결정한 일이고, 한 번 마음을 먹었으면 그 이외에도 있을 수 있었던 가능성의 미래에 대해선 굳이 미련을 가지지 않는 것이 현재에 충실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러셀 웨이드가 이제껏 가져온 삶의 방식이었기에.
어느 정도 달구어진 프라이팬에 소시지와 베이컨을 몇 개 조심스레 올려놓으며, 러셀은 생각했다. 그럼에도 이번 선택만큼은, 다른 그 어떤 결정보다도 가장 많은 것을 바꾸었으리라고. 프로게이머를 은퇴한 후에 방송을 업으로 삼든, 다른 은퇴한 몇 프로게이머 선배들처럼 프로 포커 플레이어의 길을 걷든, 코치나 해설자─잘 할 수 있는지는 둘째 치고─가 되기로 하든, 택한 직업에 따라 변하는 것은 많았겠지만 이쪽은 결국 근본적인 면에서는 동일하다.
‘나’라는 사람이 변하지는 않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