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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히 동료로서, 친구로서, 인간적으로 좋아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보다 더, 당신과 함께 많은 걸 함께 할 수 있게 되고 싶다. 많은 걸 나누고, 같이 짊어지는 걸 당연하게 여길 수 있게 되고 싶다. 설령 이 감정이 같지는 않을지라도 괜찮아. 당신이 나를 믿어주기만 한다면. 기대하는 것을 그만두지 않고, 바라는 것을 멈추지 않고, 실체 없는 상실의 두려움에 받아들이는 것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내가 당신을 다른 무엇보다 최우선 순위로 두는 것을, 순수한 기쁨의 감정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면, 그래서 당신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앞으로 걸어갈 길에, 서로가 함께 있는 게 당연한 일이 되기를 바라.”

  속에서 파편처럼 맴돌고 있던 희미한 생각들이 정돈된 언어로 내뱉을 수록 조금씩 확연해져 간다. 그는 다코타 크로우포드를 좋아한다. 아마도 이보다 훨씬 전부터. 어쩌면, 그가 과거의 상처로부터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 발을 들일 수 있기를 바랐을 때부터. 단지 상대에게 부담을 지우고 싶지 않은 마음이 저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걸어 쉽게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말을 마친 러셀은 한 템포 쉬듯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좀 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가볍게 지나가듯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야기하는 법을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깨닫게 된 마음을 전하기로 결정한 순간 ‘왜? 이상해. 이해 못하겠어….’ 3단 콤보나 ‘러셀 군 드디어 미쳤어?’ 같은 소리를 듣게 되는 건 이미 각오한 바지만, 이 선택으로 인해 자신을 피하게 된다든가, 한동안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아예 없을 거라고는 확신하지 못하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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