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언제나와 같은 마음은 아니었다. 그릇에 머리를 박고 허겁지겁 사료를 먹는 왓슨을 두고 자리에 앉은 러셀은 제 몫의 포크를 들지 않은 채 가만히 맞은편을 바라봤다. 정말로 답장을 수정해서 보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휴대폰을 옆에 내려놓고선 포크로 베이컨을 찍어 한 입 베어 문 다코타가 이쪽의 시선을 느낀 건지 고개를 들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듯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이는 모습에도 그는 저와 마주친 눈을 말 없이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주로 생각할 게 많아질 때면 자기도 모르게 습관처럼 나오는 행동 중 하나였다.
“……왜 그렇게 봐? 나 뭐 묻었어?”
“…아니, 그냥 생각을 좀.”
“무슨 생각을 하는데 그렇게… 빤히 쳐다봐.”
그래도 이번에는 조금 신경 쓸 걸 그랬나. 러셀은 난감한 표정으로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가 웬만하면 거짓말은 하지 않는 성미인 탓도 있지만, 이제까지의 경험 상 이런 경우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얼버무리면 높은 확률로 어.고.아.공 삐짐 모드에 들어갈 것이 눈에 선히 보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생각하고 있던 걸 솔직하게 이야기 하기도 참 곤란한 게, 식사가 끝나기도 전에 이런 이야기를 했다간 기껏 열심히 준비한 음식들이 제 역할을 제대로 끝맺지 못하고 아깝게 버려지는 일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서였다. 그가 부끄러운 이야기에도 도망가지도 않고 시선을 피하지도 않는 등 나름 적응을 했다곤 하지만, 이번 건 경우가 다르다. 상대가 대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정말 하나도 예측되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내 언행에 대해서?”
빵조각을 우물거리며 짧은 고민을 마친 러셀이 입을 열었다. 그 대답은 듣기에 따라선 모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내용이었으나, 결국엔 숨길 수 없는 내용이라면 다짜고짜 본론부터 꺼내는 것보단 충분한 서론을 곁들이는 것이 그를 납득하게 만드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갑자기 뭔 소리야?” 다코타가 뜬금없다는 듯이 묻는다.